정원철 시흥문화원장의 ‘고향만들기’ 중에서- 문화원 한 해 살이 - 연 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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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철 시흥문화원장의 ‘고향만들기’ 중에서- 문화원 한 해 살이 - 연 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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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2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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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원 한 해 살이

1). 문화 사업

‘문화원은 어떤 곳인가, 무슨 일을 하는가?’ 하는 질문을 받으면 한 마디로 답하기 어렵다. 문화원 임직원들도 생각을 정리하지 않고 있으면, 그냥 몇몇 민속 행사를 재현하는 곳이라고 답하기 쉽다. 문화란, 인간의 삶, 생활 양식 그 자체를 말하는 광범위한 개념이기 때문에 그렇다. 문화란 대기의 존재처럼 막연하면서 어디에나 존재하는 개념이기에, 문화단체는 정관에 구체적으로 설립 목적을 명시하고 활동한다. 따라서 문화원은 창립 당시부터 분명한 목적을 설정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사안과 목표를 감안하여 매년 지역 문화를 일구는 사업을 전개한다. 문화원장으로서 주목하는 문화원 운영의 첫 번째 기준은 정관에 명기한 문화원 목적 항목이다. 필자는 문화원 사업이나 문화원장 언행이 문화원 목적에 적합한지 수시로 비추어본다. 때로 문화원의 길이 안개에 덮이면, 시흥문화원 정관 3,4조를 읽어보곤 한다. 지방문화원 정관은 한국문화원연합회 표준정관을 기초로 만들어, 전국의 문화원과 대동소이하다. 정관 속 목표는 같은데, 지역적 특성이 다르기에 문화원간의 교류를 통하여 보다 분명하게 목표에 다가설 수 있다. 시흥문화원 정관 속의 목적과 사업은 아래와 같다.

제3조(목적) 본원은 지역문화의 계발·연구·조사 및 문화진흥을 목적으로 한다.제4조(사업) 본원은 제3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사업을 수행한다.  1.지역고유문화의 계발·보급·보존·전승 및 선양  2.향토사의 조사·연구 및 사료의 수집·보존  3. 지역문화행사의 개최  4.문화에 관한 자료의 수집?보존 및 보급  5.지역전통문화의 국내·외 교류  6.지역문화에 대한 사회교육활동  7.지역 환경보존 등 지역사회발전을 위한 문화활동  8.지역문화의 창달을 위한 사업  9. 기타 지역문화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시흥문화원 원장으로 활동한 지난 4년을 돌아보았다. 문화원 본래의 사명에 비추어 미진한 부분은 무엇인가. 특별히 보완해야 할 부문이 무엇인가. 반성과 더불어 문화활동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주민의 의사를 반영하여 미래의 기초를 다져야 한다. 

2). 전통문화교실

문화원이 손대는 일 중에서 제일 먼저 손꼽는 문화사업은, 전통문화 교육부문이다. 전국 지방문화원 고유 사업으로 첫 손 꼽는 사업이다. 전국의 문화원이 문화교실 또는 문화대학을 개강하여 주민에게 평생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근자에는 동 주민센터나, 사설 문화센터 등에서 생활 문화 예술 교육을 손쉽게 접하지만, 전에는 지역에서 문화원 문화교실 외에는 문화예술 교육을 받을 곳이 마땅치 않았다. 정규 교육기관에서 부족한 문화예술 교육을 문화원에서 감당해온 역사가 길다. 그런데 시대는 바뀌어 문화예술 단체가 늘어나 문화강좌를 수강할 곳이 많아졌는데, 이러한 변화를 문화원은 어떻게 수용해야 할까, 새롭게 등장하는 교육기관과의 변별성을 새로운 과제로 떠안고 있다.

시흥문화원은 2013년에 문화교실을 새롭게 정비하였다. 일단 전통문화교실을 정비하였다. 전통문화교실이 굳건하게 자리잡고, 그를 바탕으로 현대 예술과 생활문화 강좌를 개설하는 것이 순서다. 문화원은 지역에서 민족 혼과 역사문화적 DNA를 품에 안는 유일한 기관인 때문이다. 그런데 전통문화교실은 요가나 댄스 노래 교실 등의 인기 강좌와 달리, 수강생이 적다. 그렇기에 문화원과 지자체가 적극 나서서 보호 육성해야 한다. 시흥문화원은 경·서도민요, 시조창, 해금, 서예, 문인화, 민화, 한지공예, 서각, 시(시조)창작, 한복 만들기를 개강하고 있다. 지자체의 보조금 지원이 끊긴지 10년인데, 운영이 어렵다. 강사료로 월 10만원을 가져가지 못하는 강좌가 있는데, 시정부에 보조금 지원을 요청하지만 대답이 없다. 자구책으로 문화원에서 전통문화교실 홍보를 강화하여 학생을 늘이는 한편, 도울 방안을 연구 중이다. 전통문화교실이 안정되어야 현대 예술 동아리 강좌나 생활문화 강좌 교실로 확대할 수 있다. 참으로 중요한 과제인데, 언저리에서 서성거리고만 있다.

3). 지역 무형문화재 전승 지원사업

문화재는 유형문화재와 무형문화재로 구분하는데, 어느 시·군이나 지역 내 주요한 문화재가 있다. 무형문화재는 지역의 민속이나 전통예술로 이루어진다. 시흥시 역시 세 개의 무형문화재가 있다. 아직 시 조례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시흥문화원은 지역 내 유수한 무형문화재 세 개를 육성하여 왔다. 먼저 시흥군자봉 성황제이다. 약 천 년 전부터 고문서에 그 존재를 드러낸 군자봉 성황제는 1999년부터 근 20년 가까이 육성하여 오다가, 2015년에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59호로 정식 등록하였다. 그리고 월미두레 풍물놀이가 있다. 시흥문화원 문화사업 중에서 단일 사업으로는 가장 많은 보조금 지원을 받으며, 지역 내 초·중·고등학교에 풍물놀이교육을 시키고, 경기도 민속예술제와 경기도 청소년 민속예술제에 출전시켜왔다. 기량은 뛰어난데 비하여, 민속예술제에서 주목할 만한 수상을 못하였는데, 월미두레풍물놀이 고유의 특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되어, 2016년에 학술세미나로 재평가를 시도한 바 있다. 다른 하나는 시흥 향토민요인데, 그 중 상여소리는 가사의 아름다움이 뛰어나며, 2011년 경기도 민속예술제에 출전하여 민속상을 수상하였고, 시흥 바닷가노래 배치기는 시흥시의 민속이기는 하지만 서해안 연안 여러 곳에서 부르던 통속 민요여서, 서해안 연안의 배치기와 변별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흥 들노래는 실모소리가 향토색 짙은 논맴소리의 원형이라는 평을 받고 있으나, 향후 더 발굴 보완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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