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강 조기찬의 영동-윗물이 고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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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강 조기찬의 영동-윗물이 고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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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0.1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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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물이 고와야...

'조심히 가십시요. 이곳은 접도구역으로 40Km구간입니다.'하는 한마디를 남기고는 싸이카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운전면허증과 함께 돈을 돌려주는 교통경찰관을 마주 쳐다볼 용기가 없었다.

이런 훌륭하고 멋진 경찰관을 조그만 돈으로 회유하려 하였다니 하는 자괴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처음 대할 때부터 이런 시골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으로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세련되고 멋진 모습이었다고 생각은 했지만 부정이 만연하다는 요즈음 저런 깨끗한 경찰관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미남도 미남이지만 유머러스한 언어며 군더더기 하나없는 행동을 보니 저것이 진정한 경찰관 상이고 국민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공복의 자세이구나 싶어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이날 이후 그날의 멋진 경찰관이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았고 다른 경찰관을 볼때마다 비교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얼마후 모 T.V 방송국의 카메라 출동에선가 고속도로를 순찰하는 교통경찰관들의 금품수수 현장을 촬영하여 경찰관 금품수수에 관한 비리사실이 폭로되어 많은 경찰관들이 연루되어 사회문제가 된 일이 있을 때 그래도 세상은 모두 썩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던 것은 영동에는 그런 멋있고 깨끗한 경찰관이 있지 않았느냐는 믿음 때문이었다.

영동을 생각하면 또하나의 신선함이 있는데 영동에서 태어난 고영수란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당시 모 연구소의 연구보조원 면허시험장에서의 일이었다.

전국에서 모인 수험생들이 면접을 보는 장소였는데 영동에서 왔다는 고영수란 친구는 집이 시골이어서 연구소 만큼 깨끗한 건물이 없어서였는지 아니면 연구소의 바닥에 깔린 대리석이 너무나 깨끗하여 자신의 흙묻은 신발로 바닥을 더럽히기가 미안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도시환경에 익숙치 못한 촌스러움과 관계되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현관에서부터 신발을 벗어들고 시험관 앞에 도착했는데 신발을 벗어든 것을 알아차린 시험관인 연구관이 신발을 다시 신으라고 해서야 다시 신발을 신고 면접시험을 끝냈다. 

다행히 면접시험에 합격하여 연구소에서 근무하게 되었는데 면접시험장에서의 맨발사건이 전체 연구소에 알려져 짧은 연구보조원의 기간중 연구소에 근무하는 아가씨들에게 촌놈이라고 놀림의 대상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깨끗한 웃음을 웃을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하여 연구소의 명물이 되었다. 

또 고영수는 약삭빠르기만하고 계산적인 도시스러움에 지친 일부 아가씨들에게는 순수함을 주어 인기를 독차지하기도 하였는데 그만큼 영동에 사는 사람들은 순수하고 세속에 물들지 않고 때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곳 영동은 충청도와 경상도,전라도등 3개도의 분기점이 되는 곳이고 경부고속도로가 통과하는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지만 산간지방이라서 주위의 거점도시에 밀려 발전하지 못하고 옛모습을 간직하고있는 산좋고 물좋은 고장이다.

비록 발전은 되지않아 조금은 불편하다고 하더라도 순수하고 깨끗한 사람들이 살고있는 영동이 항상 정답기만 한데 앞으로 발전은 하되 그 마음들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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