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덕의 안경이야기 - 茶와 함께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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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덕의 안경이야기 - 茶와 함께하는 삶
  • 시흥시민신문
  • 승인 2022.05.2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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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덕 칼럼니스트
김성덕 칼럼니스트

쌍계사 봄빛!
오랜 차 인연     
제일가는 두강차는 
육조탑 아래서 빛나내.

늙은이 탐냄이 많아 이것 저것 토색하여
입춘에 다시 향기로운 김 보낸다고 
약속 했네.

추사 김정희는 자신의 해박한 불교지식을 
승려들에게 나눠주고 차를 받았다.
김정희가 제주도에서 유배생활을 할 때도 
승려들이 직접 덖은 차를 보내곤 했다.
바람이 심하고 척박한 외로운 유배지 제주도에서 
김정희의 정신과 육체를 다스려 준 것은 차였다.  

강의 동쪽이라는 하동.
하동은 위로는 지리산을 이고 
아래로는 남해바다를  옆구리에는 섬진강을 끼고 있다.
차의 생산 시기에는 밤과 낮의 일교차가 크고
자갈이 많은 토양까지 차나무가 성장하는데
최적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

대한민국의 알프스요, 
뉴질랜드의 와인 생산지인 말버러 같은 지역이다.

하동의 맑고 푸름,
비움과 느림.
이런 것에 마음이 이끌리어 올해만도 벌써
두 번이나 다녀왔다.

차와 선(仙)은 같다고 한 초의선사(1786-1866)는 
동다송(東茶頌)이라는 책을 집필하여
우리나라의 차를 예찬하였다.
동다(東茶)라는 의미는 문자 그대로 
동쪽의 차라는 뜻이다.
특히 화개차를 언급하며 화개동의 차밭은 
골짜기와 난석을 두루 갖추고 있어
여기에서 생산되는 화개차의 품질은 
당연히 좋은 것이라고 화개차의 우수함을 극찬하였다.

구례장터에서 화개천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칠불사에 다다른다.
이곳에는 <구름위의 찻집>이 있다.
차탁에 마주앉아 향기로운 우전차 한사발 들이키면 
세상시름을 잊을 것만 같다.
칠불사를 찬찬히 둘러보며 발아래를 내려다보면 
신선이 된 느낌이다.

홀로 마시는 것은 신령하고
둘이 마시면 빼어나고
서넛이 마시면 아취스러워 좋고
대 여섯은 데면데면하게 마시는 것이며 
일곱 여덟이 마시는 것은
그저 나누어 마시는 것이다.
              초의의순-<동다송>

벌써 한여름의 열기가 느껴진다.
우전차 잎을 냉침으로 우려내어 시원하게
한 사발 들이키면 더위는 물러나고 
그윽한 차향만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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