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계절 사월의 마지막 날, 논곡동 경로당 어르신들과 백세봉사단이 춘계 워크숍을 고석정으로 다녀왔다.
계절의 여왕 오월을 하루 앞둔 날 이어서였을까? 이날 워크숍은 함박꽃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어르신들의 밝은 모습에 백세봉사단원들도 기분이 업 됐다.
이날 워크숍은 박건기 회장을 비롯해 어르신들과 백세봉사단 등 60여명이 봄맞이 워크숍을 고석정으로 다녀왔다.
2대의 관광버스에 어머님들과 아버님들이 나눠 탔다. 어르신들의 모습은 초등학생 때 재잘거리며 마냥 즐거워했던 봄 소풍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한없이 순수했던 그 옛 추억, 어르신들의 모습을 어떻게 옛 추억에 반영시켰을까, 밝은 미소를 놓지 않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한없이 순수해 보였다.
광광버스는 8시 30분 경로당을 출발해 10시가 채 못 된 9시 55분 남양주 별내휴게소를 경유했다. 줄을 서듯 화장실을 향해 가는 모습 또한 아이들이 줄을 맞춰 행진하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모든 것들이 신기했다. 어르신들과의 첫 동행이었기 때문이리라. 힘겨운 발걸음 속에서도 어르신들의 얼굴은 밝았다.
하나 둘 셋… 어르신들이 모두 돌아와 차에 올랐다.
백세봉사단원인 정연운 회장과 함께 어머님들의 버스에서 아버님들의 버스로 봉사자들 간 교대를 했다.
11시 20분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고석정에 도착했다. 철원팔경 중 하나이며 철원 제일의 명승지로 꼽히는 그곳은 고석정 국민관광지로 지정돼 전망대를 비롯해 조망시설이 잘 조성돼 있었다.
팔각정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석정 협곡을 바라보는 어르신들의 눈망울은 빛났다.
고석정 철원관광정보센터 앞 계단에서 어르신들과 단체사진을 찍었다.
또 6·25한국전쟁에서 용맹을 뽐냈던 비행기와 포, 탱크 등이 전시된 앞마당에서 저마다 사진들을 찍었다.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어르신들의 사진 찍기를 도왔다.
고석정 협곡이 내려다보이는 팔각정을 향했다. 철원관광정보센터를 돌아서자 칼을 등에 매고 두 개의 들보를 양쪽으로 밀어 하나를 꺾어 버린 임꺽정 동상이 눈을 부릅뜨고 쏘아보고 있다.
고석정을 둘러본 어르신들이 중식을 위해 철원8경 중 하나인 직탕폭포를 바로 앞에 둔 민물매운탕 집을 찾았다.
낮 12시 40분 얼큰하면서도 토속적인 맛을 즐기는 어르신들의 얼굴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히고 맛있다는 감탄사가 연발이었다.
직탕폭포는 여느 폭포와는 달리 밑으로 긴 것이 아니고 옆으로 긴 것이 특징이다. 높이는 약 3m에 불과하지만 너비는 50~60m에 이른다. 처음 본이들은 인위적인 구조물이라고 오해하기 십상이다.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이한 모습니다.
어르신들이 여기에서도 연신 핸드폰 카메라로 포즈를 취해가며 방문기록을 담았다.
이어 어르신들이 방문 한 곳은 백마고지다.
백마고지는 광활한 철원평야 일대와 서울로 통하는 국군의 주요보급로를 장악할 수 있는 요지여서 중국인민지원군과 국군간의 치열한 공방이 전개된 곳이다.
9일 동안 12차례에 걸쳐 치러진 공방전에서 중국인민지원군은 약 1만 명, 국군은 3500명 정도의 사상자를 치열한 격전지였다.
이 공방전에서 포격에 의해 고지의 높이가 10㎝가 깎였다는 설도 전해올 정도다.
어르신들은 이곳에서 사진 찍기를 거부했다. 순국선열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백세봉사단들의 “여기가지 오셨으니 기록은 남기자”는 회유에 하나들 어르신들이 동참해 단체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시흥시에는 오후 6시가 다돼서야 도착할 수 있었으나, 돌아오는 길에도 어르신들의 흥은 다가시지 않았다. 가을 야유회를 기약하고서야 각자 집으로 향했다.
정연운 봉사자는 “참으로 즐거운 일정이었다”며 “어르신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