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철 시흥문화원장의 ‘고향만들기’ 중에서 - 연 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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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철 시흥문화원장의 ‘고향만들기’ 중에서 - 연 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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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2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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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문화원의 한 해 살이

4). 시흥지역문화 세미나지역문화를 생성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주민의 애향심만으로는 부족하다. 사학자나 고고학자, 민속학자, 국문학자, 철학자 등의 전문 인력이 지역을 드나들며 연구한 결과를 행정 측과, 문화단체가 공유하면서 단단한 지역문화가 형성된다. 그러한 바탕이 있어야, 전국을 향하고, 세계를 향하는 지역문화로 발전할 수 있다. 근자에  지자체를 중심으로 여러 학문을 통합적으로 연구하는 지역학이 발돋움하는데, 지역학은 전통의 역사와 문화를 근간으로, 제 학문의 관점에서 지역 특성을 연구 발표하여 지역 발전을 도모하는 새로운 노력이다. 여러 문화단체에서 지역학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지만, 지역학의 산실은 문화원이다. 지역학 논문을 살피면 아직도 7할 이상이 지역의 전통 역사와 문화, 예술을 다룬다. 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의 연구 성과를 기초로 한다. 문화원이 지역문화 세미나를 지속 실시해야 하는 이유다. 시흥문화원은 그간 6회의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제1차는 문화원의 역할과 사명을 밝히는 세미나였으며, 2차는 1,2부로 나누어 1부 시흥의 인물과 정신문화, 2부 시흥의 무형문화유산 세미나를 하였다. 3차 역시 1,2부로 나누어 1부 청소년이 본 시흥의 인물과 정신문화, 2부 옛 시흥군의 역사와 문화를 하였으며, 4차도 1부 시흥지역과 양명학, 2부 시흥향토민요의 전승현황과 가치를 조명하였다. 5차 세미나는 ‘추곡 정제두와 양명학’ 세미나를 개최하였으며, 제6차 세미나 역시 1,2부로 나누어 ‘옛 시흥군의 역사와 문화’ 세미나를 하고, 한국양명학회와 공동으로 ‘시흥시와 한국양명학’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시흥문화원의 지역문화 세미나 개최는 곧 시흥학의 전개였다.앞으로도 시흥문화원은 지속하여 세미나를 개최할 것이다. 이후로도 ‘지역에 좋은 영향을 미친 인물의 선정 및 홍보’, ‘소래산마애상으로 본 시흥의 역사, 문화적 가치’, ‘강세황에서 비롯한 연성지역의 문풍’, 시흥 지역의 ‘한시 번역 현황 및 대안’, ‘추곡서원 활성화’, ‘시흥학의 전개 방향’ 등, 시흥문화원이 주관하여야 할 지역문화 세미나 소재는 많다. 문화원의 사명은 지역 정신문화의 확립과 나눔이다. 시흥문화원이 주관하는 지역문화 세미나는 지역 정신을 확산하여, 미구에 시흥시는 인문정신문화가 살아있는, 미래 사회의 경쟁력 있는 지차체로 평가받는데 기여할 것이다. 5). 시흥역사문화학교<전통문화교실>과 양립하는 문화 사업으로 <시흥역사문화학교>를 꼽을 수 있다. 전통문화교실은 시흥 지역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전통문화예술 강좌로 민족의 얼과 혼이 배인 고전을 보급하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으며, 시흥역사문화학교는 연구한 시흥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시민과 공유하고, 시흥 지역의 민속, 구비문학 발굴의 역량을 키우는 강좌라고 할 수 있다. 시흥역사문화학교는 2014년 개설한 이래, 2016년까지 4기를 배출하였는데, 매기 4개월 16회, 64시간의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향후 시흥역사문화학교는 자연마을, 지역 원로의 인터뷰 실습 교육을 추가할 계획이다. 유사한 교육으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문화관광해설사 교육이 있었으나 문화관광해설사가 시청으로 이관한 이후로는 끊겼다. 시흥역사문화학교는 지역의 정체성과 정통성 확보에 필수 프로그램으로서, 시의 보조금 지원이 절실한 강좌인데, 아직 지원이 없다. 묵묵히 주어진 사명에 열중하면 언젠가 누군가의 밝은 눈으로 국민의 세금 사용하기 적합한 교육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힘겹지만 이는 문화원 본연의 주요한 사명이므로, 지원 여부에 관계없이 지속해야 한다. 6). 인문학 산책현대인은 어린 시절부터 청년기까지 정규 교육기관에서의 수학을 통하여 자신의 가치관 정립과 교양을 충족시킨다. 그러나 어느 틈엔가 초·중·고·대학교의 교육과정은 통과의례로 형식화하고, 인성 교육은 뒷전에 놓였다. 현대인은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에게 부족한 인성을 함양하여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필요한 정신적 자양분을 충족하지 못한 채 물질적 충족에 그치며, 대중매체가 뿌리는 범용 지식으로 충족시킨다. 그래서 사회는 지속하여 혼란을 벗어나지 못한다.현대인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인성교육을 받으려면 어느 곳을 찾아가야 할까. 두 말 할 것 없이 문화원이다. 근자에 인문학 열풍이 일고 있어, 도서관이나 평생학습기관, 나아가 지방정부가 직접 인문학 강좌를 열지만 지속이 쉽지 않고, 전승의 노하우 축적이 어렵다. 그러나 지역문화 창달의 사명을 띤 문화원의 인문학 강좌는 강연의 목표와 설계가 여타 기관과 다르다. 지역문화 창달에 도움을 주고, 나아가 시민의 정서 안정에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찾는다.  문화원은 지역 주민의 인성함양을 위한 인문학 강연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대한민국 국민은 철학 교육을 받고자 하여도 몇 정규대학교 외에는 어디서도 배울 곳이 없다. 국가에서 온라인으로 운영하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도 철학과는 없다. 그렇기에 지역의 체계적 인문학 강좌는 중요하다. 인문학은 통상 문학, 역사, 철학을 말한다. 마침 시흥시는 동양철학에서 중요한 위상을 지닌 양명학의 발상지다. 시흥문화원은 그 특징을 살리고자, 철학 강연을 늘리고 있다. 유학을 비롯한 동양철학, 그와 연계한 서양철학, 현대 신유학을 포함한 현대 철학의 메카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철학자와, 그 철학자가 속한 단체를 특정하여 기념하고 관련한 학술회의를 하는데, 철학자가 탄생한 지역을 철학의 메카로 발전시키는 것도 의미가 크다. 현대 지방정부, 지역학의 태동, 지역문화 창달의 의무를 지닌 문화원의 존재 등을 생각할 때에, 정제두 선생이 한국양명학의 체계를 세운 시흥시를 현대 철학의 메카로 만들고자 하는 것은 욕심이 아닌, 필연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문학의 생활화’도 문화원이 나설 부문이다. 전 시민이 대한민국 역사와 시흥의 역사에 밝으며, ‘글 쓰는 시흥시’, 시가 아니라도 수필 한 줄, 글짓기 한 줄 쓸 수 있는 시흥시가 된다면,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문화만족도는 어느 지역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글쓰기란 숨김없이 자신의 민낯을 되돌아보는 일이며, 그러한 되새김은 정신문화 발전의 토대다. 시흥문화원은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한 발 한 발 발걸음을 떼어 왔다. ‘인문학 산책’이라는 주제, ‘전통의 향기’라는 부제를 달아 사업을 시작한지 4년 되었다. 2016년에는 특별히 철학 강좌, ‘서양의 지적 전통’에 관한 교육과 교재를 발행하고, 한국양명학의 태두 정제두 선생이 저술한 ‘학변’, ‘존언’의 번역문을 교재로 발행하기도 하였다. 2018년에는 ‘글 쓰는 시흥시’ 운동을 펼칠 것이다. 시흥문화원은 문학과 역사, 철학이 강한 시흥시를 일구어 언젠가는 인문철학 축제를 개최할 것이다. 즐기고 먹고 노는 축제가 아닌, 생각하고 토론하여, 한 발 앞선 지식과 지혜를 배우고, 자기 수련의 길을 구체화하는 인문철학축제는 생각만 해도 신나는 일이다. 현대는 무언가를 상대에게 전달하려면, 눈높이를 맞추고, 즐겁게 해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여 있는데, 앞서가는 지식과 철학을 제시하고 질문에 답하며, 자신의 인생관과 가치관을 재정립하여 한 층 높이는 자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 필자는 2016년에 지역 정치인에게 국비로, 인문철학 축제를 할 수 있게 지원해 달라는 읍소를 한 바 있다. 유인물을 배포하여 전하였으나, 응답이 없다. 시흥문화원이 시민과 함께 역량을 키워 가면, 언젠가는 대한민국 인문 철학 축제를 주관하여 대한민국 전역에 철학하는 도시, 시흥을 알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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