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덕의 안경이야기-창의적으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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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덕의 안경이야기-창의적으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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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2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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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봄날.

공원의 벤치에 앉아 꾸벅 꾸벅 졸고 있는데 무언가 

휙 하고 지나간 듯하다.

그때 난데없이 밴 한 대가 끼이익 하고 선다. 

밴에서 내린 털이 북실북실한 중년의 사내가 다짜고짜 얼굴을 들이대며 방금 이 앞으로 지나간 사슴 한 마리가 어디로 사라졌느냐고 숨을 몰아쉬며 묻고는 트렁크를 확 열어 제친다.

그 안에는 톱이며 망치 어지러이 놓인 전선줄과 흙이 묻은 삽과 공구들이 뒤엉켜 있다.

그 사내는 내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이 도구들을 이용해서 방금 숲속으로 사라진 사슴을 만들어 보시오,

라고 외친다.

뭐? 갑자기 사슴을 만들어 보라구?

이 상황은 뭐고 나는 누구냐?

창조는 이처럼 당황스럽고 대책 없는 것이다.

한 편의 상황 극 같은 이 시나리오는 미국의 에릭 메이젤이라는 창의력 전문가가 ,일상 예술화 전략, 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기술한 것이다.

처음 그려보는 유화, 이제 막 등록한 금관악기수업, 우연히 참가한 백일장 대회에 나간 사람처럼 머릿속은 캄캄하다 못해 하얀 잿더미가 된다. 

창의적인 생각이나 행동은 어느 순간 갑자기 나오는 게 아니다. 

창의력이 밧줄로 칭칭 감겨진 상태이거나, 냉동실에서 방금 꺼내놓은 고기 덩어리처럼 해동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상태라면 어떻게 해결 할 수 있을까.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는

그 방법으로 낯설게 하기, 이종결합, 고립, 잡종화, 확대와 축소 같은 프레임을 해결의 도구로 활용했다.

마그리트는 데페이즈망(depaysement)기법을 

떡 주무르듯이 활용하기로 유명했는데 

일상적인 관계에서 사물을 추방하여 뜻밖의 장소에

갖다 놓거나 사물과 사물을 엉뚱하게 결합하여

낯선 관계 속에 둔다거나 있을 수 없는  공간에 물건(사물)을 배치함으로서 이질성을 통해 감각을 일깨우는 식으로

창의력을 발휘한 화가이다.

낯설게 하기는  여행을 통해서도 쉽게 얻을 수 있다.

익숙하지 않은 장소와 공간은 대뇌피질을 활성화 시켜

창조력과 영감을 키우는 데 단연 최고다. 

많은 예술가들은 국내 여행뿐만 아니라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고 타국을 여행하면서 느끼고 관찰한 것들을 토대로 문학작품과 캔버스에 조각 작품에 투영시켜왔다.  

그것도 귀찮다구?

그럼 굴러다니는 신문지를 펼치고 가위를 준비하시라.

그 다음 무작위로 헤드라인과 뉴스, 광고, 칼럼, 음악회소식 신춘문예 당선소감 등 백여개를 오려내어 테이블위에 늘어놓은 후 한 줄의 문장으로 카피를 뜬다.

작성한 카피로 상상한 것을 그려보거나 실행해 보자.

투자대비 제법 효과 높은 상상력 키우기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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