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강 조기찬의 땅끝-국토의 시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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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강 조기찬의 땅끝-국토의 시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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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1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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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의 시작점

소치가 28세때 동양화 공부에 대한 목마름을 해갈하기 위하여 진도에서 배를 타고 건너와 해남 대흥사의 초의선사에게 서화를 배우다 초의선사의 주선으로 해남의 연동 고산 윤선도의 집을 찾아가 녹우당에서 공재의 화첩을 보고 공부를 하였는데 하루하루 달라지는 소치의 그림 실력과 자질을 보고 자신의 역량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자신의 친구인 추사 김정희에게 소개시켜 사제의 연을 맺을 수 있도록하였는데 초의선사(1786ㅡ1866)와 추사 김정희(1786ㅡ1856)는 동시대의 동갑내기 기린아들로 차를 마시며 예술과 학문을 담소하던 친구들이어서 소치를 소개하여 주었던 것이다.

정치가요 문인이면서 서예가이던 추사 김정희가 추구하던 그림의 세계는 시, 서, 화가 일치하는 품격 높은 문인화였는데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인물로는 소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원말의 4대화가 중의 한 사람인 황공망의 호인 대치에 빗대어 소치라는 호를 내려주고 중앙의 화단과 세력가들에게 소치를 소개시켜 주는 등 제자의 앞길을 열어 주었는데 소치는 그에 보답이라도 하듯 스승이 귀양을 살고있는 멀기만 한 제주도 땅을 죽음을 무릅쓴 뱃길로 3번이나 방문하면서 서화에 전념하여 격조 높은 남종화의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고 발전시켜 자손들을 통해 5대째 화맥을 이어오며 한국의 명가로 만들어낸 사연을 지니고 있는 대흥사이다.

더우기 대흥사의 대웅보전의 현판은 진도에서 귀양살이를 하던 원교체의 창시자이자 서예의 대가인 명필 이광사가 쓴 글씨로 전해져 유명세를 더하고 있다.

해남은 우수영이 있었던 곳인데 조선조 전라도에는 여수에 좌수영이 해남에 우수영이 있었는데 문래면의 우수영이 바로 그곳으로 선조대의 임진왜란 당시 명량대첩에서 대승하여 명재지각에 있던 나라를 구하였고 '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라는 말을 남기게 한 역사의 장소로 이순신의 계략이 숨어있고 충정이 쌓여있는 곳으로 명량해협 건너편인 진도와 함께 민속의 군무인 '강강술래'가 전해져 내려오는 곳이다.

우수영에서 가까운 해남군 문래면과 황산면의 경계에 있는 옥매산은 일제시대 때부터 개발된 옥을 캐내는 광산이 있는데 이곳에서 나는 옥돌을 가지고 이웃인 옥연리에서 옥공예품을 만들고 있다.

공예품으로는 보석함, 필통, 붓통, 향로, 담배갑 등의 명기류와 동물형상으로 호랑이, 두꺼비, 거북 등을 만들어 파는데 이곳에서 만든 두꺼비를 집안에 비치하면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는다고 하고 거북을 집안에 비치하면 재물이 늘어 난다고하여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이 사간다고 한다.

해남읍에는 80년 전통의 한식집인 '천일식당'이 있는데 가까운 해안에서 잡은 생선으로 담근 곰삭은 젓갈류와 천일식당 고유의 떡갈비가 유명하고 길기도 한 해안선에서 생산되는 해산물들이 계절에 맞게 조리되어 밥상에 오르기 때문에 긴 세월을 그 명성 그대로 전하는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지리적 자연적 영향으로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의 성정이 거칠다고 하는데 해남 사람들은 바닷가에 살고있지만 다른 고장 사람들과는 달리 성품이 유순하고 인심이 두텁기 때문에 웬만한 경우에도 양보를 잘하여 인근 주민들이 해남 사람들의 성정을 표현하면서 '해남 물감자'니 '해남 풋나락'이니 하고 전해져 오는 말도 있지만 어디 이곳 사람들이라고 하여 배알이 없어서이겠는가?

농경지가 넓고 소출이 높아 상대적으로 부유하기 때문에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옛말과 같이 악착같이 대들거나 작은 이해타산으로 왈가왈부하지 않는 다툼이 없는 성정의 여유를 가졌기에 그렇게 표현되고 있는지도 모르는 착한 사람들이 살고있는 곳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남단인 땅끝이 있는 해남은 우리나라 육지의 끝이지만 바꾸어 말하여 '땅끝에 서서' 서울을 바라보면 대한민국이 시작되는 처음이기도 하다.그래서 국토종단을 하는 행렬들의 시발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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