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덕의 안경이야기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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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덕의 안경이야기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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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1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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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면 톨스토이의 단편소설에 나오는 

가난한 구두 수선공 시몬이 생각난다.

그는 아내 마트료나와 함께 입을 외투를 만들기 위해 

양가죽을 구입하려고 구두 외상값을 받으러 나섰지만

수금을 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벌거벗은 채 

담벼락에 기대어 앉아 추위에 떠는 마하일에게 자신의 외투를 입혀 집으로 데려오게 된다.

자신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반찬봉사나 자장면봉사 같은 

같은 선행으로 독거노인을 돕고 폐지를 수거하는

노인의 수레를 밀어주는 등의 타인을 돕는 행위는  

다른 개체를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다윈의 진화 생물학 관점으로 볼 때 매우 불리한 선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타적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 

트리비즈는 호혜적 이타주의를 주장하고 메이너드 스미스 같은 학자는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을 이유로 제시한다.

진화 생물학자들의 이야기도 일리가 있지만

우리의 마음 안에는 타인의 입장을 공감하고 나의 아픔으로 받아들이려는 마음이 본능적으로 있다고 생각 한다.

뇌 과학자들은 이것을 거울뉴런이라고 부르며

어떤 이는 공감뉴런이라 부른다.

우물에 빠진 어린아이를 아무런 대가없이 구하려는 이의 마음을 맹자는 태어날 때부터 갖게 되는 

측은지심으로 설명하였다. 

데카르트나 칸트 같은 합리론자도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 같은 추상적 관념을 애초에 가지고 태어난다고 생각 하는 본유관념을 주장하였다. 

배우고 경험하지 않았어도 대뇌피질에 아로 새겨진

타인을 향한 배려심.  공감하는 인간 호모 심파티쿠스

우리 인간은 이러한 위대한 감정을 유전자에 

탑재하고 있다.

인류가 놀라운 발전을 이룬 대사건은 떠돌던 생활을 마치고 홀연히 동굴로 들어간 시점이라고 한다.

동굴 속으로 들어가 벽에 그림을 그리고 죽은 자를 위하여

무덤을 만들고 생존투쟁과 관련 없는 행위를 시작한 시점부터 진정한 인간이 되었다고 한다.

인간은 타인을 돕고 음악을 연주하고 시를 쓰며 의미를 추구하는 동물이다.

타인을 돕는 성숙한 마음은 타인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동일시하고 공감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타인을 돕는다는 것은 세 가지의 덕이 있다고 한다.

베푸는 자의 뿌듯함과 받는 자의 고마움, 그리고 바라보는 자의 미소가 그것이다.

인간의 위대한 감정인 공감과 배려. 

이것이야말로 싸늘한 지구의 한 모퉁이를

덥히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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