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철 시흥문화원장의 ‘고향만들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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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철 시흥문화원장의 ‘고향만들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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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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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 창달의 주역

 지역문화 창달의 주역

-시흥문화 비전 선언문-

『시흥문화원은 시흥시 ‘지역 문화 창달’의 주체로서, 지역 역사 문화의 발굴 및 고증, 민속의 전승, 전통문화예술의 생활화에 앞장서 온 지역문화발전의 주역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시흥문화 비전 선언문에 문화원을 지역 문화 창달의 주체이자, 지역 문화 발전의 주역이라고 표현하였다. 

대한민국 지방 문화원의 역사는 해방 이후 끊임없이 이어왔다. 1947년 ‘강화 문화원’ 창립으로 시작하여, 지역 단위로 창립하면서 국혼수호와 민족문화재건 운동을 전담하였다. 1965년 <지방문화사업조성법>제정 시행으로, 정부 지원을 받기 시작하여, 1969년 말에는 117개의 지방문화원이 생겼다. 1980~1990년대는 전국적으로 조직을 확장하면서, 문화학교 운영 등의 지역 문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였다. 1990년대 문화부가 정부 부처로 독립하여 문화발전 10개년 계획을 세우고, 지방문화원의 지역문화 거점화 정책을 펼치면서, 1994.1.17일 <지방문화원진흥법>을 제정하고 법적 지원을 받는 특수 법인이 되었다.

시흥문화원은 1996년12월10일 문화체육부의 인가를 받았다. 다른 지역에 비하여 출범이 늦었는데, 1989년 시흥군에서 시흥시로 승격한지 7년이 지나서다. 한국문화원 연합회의 목적과 정책을 준수하는 지방문화원의 설립 정신을 이어받으며 시흥 지역문화 창달을 수행하기 위하여 정부의 인가를 받았다. 시흥문화원 창립 20주년은 지방문화원의 역사와 정신을 시흥지역에서 20년간 펼쳐왔다는 의미를 지닌다.

당시의 민족문화 재건 운동은 해방 이후 급속한 서구화 물결로 우리 본연의 주체성마저 휩쓸리는 것을 막고, 주체적으로 우리의 문화를 펼쳐 나가자는 것이었다. 서구 문명을 받아들이는데 있어, 자신을 되돌아보아 장점은 살리고 부족한 점은 개선하는 노력은  중요한 일이었다. 지금은 그러한 정신을 진보에 배치하는 행위로 몰아버리기도 하지만, 옛 정신을 되돌아보는 것은 보수, 진보에 관계없이 미래를 빛내는 필수적 단계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지역문화를 소중하게 여기는 이들이 있다. 역사학이나 고고학, 민속학 구비문학을 전공하는 학자들이 있고, 또 한 부류로 고향 공동체인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이 있다. 그들은 현재 빌딩과 아파트 숲에 살며 어린 시절의 마을 공동체가 사라진데 대한 상실감에 젖어 있다. 공동체의 파괴를 안타까워하며, 옛것을 보존, 전승하고 싶어 하는 그들은 사라진 마을 공동체를 대신하는 존재로 문화원의 존재를 꼽는다. 외지에서 이주해온 이들은 대한민국 전통 문화와 예술은 소중하게 생각하면서도, 해당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전승받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에 문화원의 역할과 사명에 대한 이해가 적다. 중앙문화와 지방문화의 차이와 가치를 모르는 때문이다. 

‘지역문화 창달’이나 ‘지역문화의 주체’라는 개치 프레이즈를 토박이들은 시급한 일이라며 뜨겁게 받아들이는 반면, 외지에서 이주 온 이들은 언젠가 공부하고 이해해야 할 새로운 과제라는 정도로 미지근하게 생각한다. 이 온도 차이는 크다. 외지에서 이주해온 이들의 정주의식 함양이 시급한 과제다. 이는 경제적 충족이나, 사회적 활동만으로는 생성되지 않는다. 자신이 새롭게 정착한 땅에서 오랜 세월 안정과 평온, 행복을 느끼면서 살 때에 정주의식이 생긴다. 지역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사회활동을 하며 지역인과 친분을 맺고, 골목길과 횡단보도, 일몰 등의 지역 정경에 익숙해지면서 점차 지역에 애정이 생기는데, 문화원이 전달할 과제가 바로 지역문화 정신이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 정체성을 알려야 한다. 그래야 진심으로 그 지역을 사랑할 수 있다. 정착하여 생활을 안정시키고, 자녀를 낳아서 키우면, 그 땅이 곧 고향이다. 중요한 것은 고향이 어디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사는 곳을 사랑하며 가꾸는 일이다. 지역에 이주해온 주민이 지역의 ‘고향 만들기’, ‘고향 가꾸기’에 동참하여야 한다. 지역문화를 이해하고 정체성을 마음에 심어 제2의 고향으로 가꾸어야 한다. 자신의 삶의 보람, 나아가 자녀의 정서적 안정과 삶의 궁극적 목표인 행복을 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토박이들이 문화원 활동에 뜨거운 애정과 관심을 보인다. 그들은 문화원의 역할과 사명에 공감한다. 외지에서 온 문화 예술인들이  종종 문화원 사업에 동참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이주민은 문화원의 존재와 필요성을 모른다. 문화원은 끊임없이 주민과의 접촉을 시도하여, 주민이 문화원의 존재를 알게 하고, 활동에 공감하여 참여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하고자 노력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시흥문화원에는 외지에서 유입한 주민의 참여가 적다. 문화원의 활동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증거다. 

‘시흥문화비전선언문’에 실은 『시흥문화원은 시흥시 지역 문화 창달의 주체로서, 지역 역사 문화의 발굴 및 고증, 민속의 전승, 전통문화예술의 생활화에 앞장서 온 지역문화발전의 주역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이 문장은 고향을 갈구하는 이들에게 자신이 몸담아 사는 곳을 진정한 고향으로 가꾸자는 호소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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