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와 반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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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와 반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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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8.1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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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석 시흥시사회복지사협회 사무국장

시흥시 침수피해의 원인은 하수도 역류가 아니라 반지하 주거 자체다.

지난 723일 시흥시 전역에 시간당 98.6mm의 사상 초유의 폭우가 쏟아졌다. 예전부터 염전을 만들었을 정도로 강우량이 매우 적은 곳이었는데 이제는 옛말이 되었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주택과 도로, 주차장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내린 비로 시흥시 전체에서 530가구가 주택침수 피해를 보았다, 이중 약 70가구는 집과 가구 이불 가전제품 등 모든 살림살이가 물에 잠기는 심각한 피해를 보았다.

 

본인은 수해 당일 신천동 일대 침수가 발생한 주택으로 가서 물을 퍼내고 살림살이를 옮기는 자원봉사에 참여하였다. 방문한 가구 모두가 반지하 가구였다. 반지하 방은 냉장고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가구며 모든 살림살이가 둥둥 떠다녔다. 게다가 하수도가 역류하여 오염된 물이 집을 가득 채웠다. 주택침수피해 530여 가구 중 60~70%가 반지하 가구라고 한다. 시에서는 1가구당 100만 원의 피해복구비용을 지원하지만, 도배 장판 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매년 반복되는 수해 피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시흥시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지방정부 최초로 주거실태조사를 했다. 이를 토대로 주거약자 즉 장애인, 고령자, 임대주택거주자, 최저생계비로 살아가는 서민에 대한 주거안정 및 주거수준 향상을 위해 주거복지 기본조례를 제정하였다. 이 조례에 따라 시장은 주거실태조사, 주거복지기금조성, 주거복지 전문가양성 등이 포함된 주거복지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게 되어있다.

 

이번 여름 수해를 계기로 시흥시의 주거복지 기본 계획에 대한 세심한 평가와 개선이 필요하다. 빛이 들어오지 않고 곰팡이 번식으로 건강을 위협받으며 매년 반복되는 수해로 인해 생명과 재산의 피해를 보고 있는 주거약자를 위해 반지하 탈출프로젝트를 시흥시 차원에서 계획하고 진행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대가 낮아 매년 수해가 반복되는 지역부터 시작하여 시흥시 모든 지역에서 반지하에 거주하지 않도록 주거약자들의 주거복지를 향상해야 한다.

 

주거권 향상을 위해서는 도시재생사업에 주거기본권의 확보를 포함하여야 한다. 이를 위한 재정 마련으로 주거복지기금을 조성해야 한다. 이 기금을 활용하여 임대주택 공급 및 자금 지원, 주택 개·보수 등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물론 지방정부의 재원만으로 주거권을 향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가 중앙정부의 관심과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는 도시재생 뉴딜사업 추진하며 매년 10조 원씩 5년간 5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 한다. 중앙정부의 도시재생사업과 시흥시 차원의 주거환경 개선사업이 조화를 이루어 주거약자의 주거권이 향상되길 바란다.

 

반지하 탈출 문제는 삶의 질 향상과 더불어 인간답게 살기 위한 인권의 문제이다. 하루빨리 주거약자가 비 그치기만을 바라고 하늘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시흥시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반지하를 탈출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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