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강 조기찬의 '녹동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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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강 조기찬의 '녹동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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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7.2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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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덕저수지

80년도 중반쯤한 세월에 남쪽의 한고을에서는 곧 전쟁이 발발하던가 아니면 커다란 천재지변이 있을려는지도 모른다는 근거없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아 이곳에 살고있는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피난이라도 가야 되지 않느냐는 등 소란이 벌어지는 난리를 겪은적이 있는데 이곳이 고흥군 도덕면의 소재지인 도덕리이다.

도덕면의 소재지인 도덕면사무소의 앞으로는 벌교에서 고흥과 도양읍을 연결하는 27번 국도가 지나 가는데 국도에 접한 마을 건너편에 있는 도덕저수지에서는 몇년 전부터 이 저수지가 울면서 지축이 흔들리고있다고 하였다. 

6.25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이전에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있은 다음 전쟁이 발발했다고 하는 실증까지 제시하면서 그럴듯한 소문이 퍼져나가 만나는 주민들마다 전쟁과 천재지변에 관한 이야기가 화제로 주민들을 불안의 도가니로 몰아 넣은 것이었다.

그래서 마을의 식자층과 유지들이 모여 구수회의를 하였는데 마을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한 악의적인 소문의 진원지는 어디인지 몰라 밝힐 수는 없지만 시중에 떠도는 터무니 없는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우선 저수지가 울고 지축이 흔들리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저수지가 주간보다는 야갼에 더크게 운다는 소문에따라 잠을 자지않고 며칠간 저수지를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몇명씩 조를 짜서 저수지를 지켜본 결과 저수지가 우는게 아니라 저수지에서 서식하고있는 황소개구리들이 울면서 생긴 현상인데 계속해서 들으면 개구리의 울음소리인 줄 알지만 잠결이나 일순간 들으면 혼동을 가져와서 마치 저수지가 우는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할 법도 하였는데 특히 차량소통이 적은 야간에 수천마리의 개구리가 한꺼번에 울어대면 마치 저수지가 우는 것 같고 지축이 흔들리는 것 같은 느낌조차 느껴질 정도로 소리가 커서 말을 좋아하는 일부 주민들의 입에서 입으로 옮긴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대 재생산되어 자신도 잘 모르고 겪지도 않았으면서 마치 자신이 겪은 사실인양 과장되고 포장되어 생긴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그냥 웃고마는 정도의 사건이어서 다행이긴 하였지만 소문을 발생시킨 원흉인 황소개구리가 이곳에 서식하면서부터 저수지의 다른 물고기가 현저히 줄어들어 걱정이라고 하는데 저수지에서는 지난 날에는 고기들이 잘 낚였으나 지금은 고기가 잘 낚이지 않는다고한다.

저수지에 얼마정도의 황소개구리가 살고있는지는 모르지만 얼추 2,000여마리 이상의 황소개구리가 살고있다고 추정하고 있는데 이곳 뿐만이 아니라 저수지나 저습지의 황소개구리의 폐해는 전국적으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한다.

황소개구리는 1971년도에 식용 및 농가소득증대를 위해 일본에서 수입을 해와서 처음에는 광주와 가까운 송정리에서 양식을 시작하여 식용으로 팔려고 하였으나 예상과는 달리 양서류보다는 파충류로 알고 혐오감이 있어서인지 아니면 개구리 요리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해서인지 일부 식도락가를 제외하고는 즐기지않아 식용으로 적합하지 못하고 소득이 없자 양식업자들이 커다란 금전적인 손해를 보고 박멸하고 말았지만 황소개구리를 양식하던 중에 여름철의 장마철에 비가 많이내려 홍수로 인하여 양식장이 범람하여 양식장을 빠져나간 개체수가 많았고 이곳 양식장에서 일부 분양을 받아간 양식업자들의 관리 소홀과 일부 양식업자들도 수익이 없자 무단방류해 버린 탓으로 개체수가 증가하여 이제는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에 황소개구리가 확산되어 홍역을 앓고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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