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덕의 안경이야기
상태바
김성덕의 안경이야기
  • admin
  • 승인 2017.07.14 0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태양을 잘 피하는 방법

국민 학교에 들어가기 전 친척들이 모인자리에서 곧잘 노래를 부르곤 했다.

군부대 근처에서 성장한터라 거의 향토예비군의 노래 같은 군가였다.

대문 밖 도로는 오 와 열을 맞춰 행진하는 신병들의 군가소리로 가득 찼다. 

신병들을 인솔하는 조교의 선글라스에 반사된 태양빛은 그가 고개를 돌릴 때 마다 담벼락에 레이저 건처럼 뻗어나갔다.

소년시절 연무대 시골집 아버지의 서랍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쓰고는 허리춤에 손을 얹고 온갓 폼을 잡던 일이 생각난다.

그 당시 아버지는 동네 선 후배 아저씨들과 집에서 이동식 턴테이블에서 흘러나오는 대중가요나 지터박 리듬에 맞춰 흥겹게 스텝을 밟으셨다.

물론 안방인데도 의당 짙게 착색된 선글라스를 착용한 것은 물론이다.

복사꽃 피는 나뭇가지를 배경삼아 찍은 사진이나 양촌 다리 밑에서 보내던 한여름 피서철 사진에도 예비군 훈련장에서 요대에 권총을 차고 허리춤에 손을 얹으신 사진 속에도 어김없이 선글라스는 부친의 필수 아이템이셨다.

페도라를 머리에 올리고 벨트 없는 나팔바지에 깃이 넓은 와이셔츠..

여기에 라이방을 끼면 댄디보이의 완벽한 조합이다.

70년대는 힘들고 가난했지만 그 시대 나름으로 멋과 낭만이 있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 선글라스가 들어온 것은 6.25동란 이후다. 

미군들이 주둔하게 되면서 px등에서 흘러나온 것 들을 알음알음으로 쓰기 시작하여 남대문에서 잡화를 판매하는 상인들을 통해 유통되기 시작했다.

이때 선글라스는 일본식 발음으로 라이방이라 불렀다.

원래는 빛을 차단한다는 의미의 레이벤이란 용어다.

구름사이로 쏟아지는 살인적인 태양빛은 레이벤의 제작 동기가 된다.

미국의 공군 비행사를 위해 1937년에 바슈롬사가 제작한 레이벤 선글라스는 영화 탑건에서 톰크루즈가 쓰고 출연했으며  수많은 스타들이 즐겨 쓰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선글라스의 가장 큰 목적은 자외선과 눈부심을  막는 것이다.

색상은 너무 진하지 않는 정도(멸광율75퍼센트)가 좋다.

너무 진하면 터널을 통과할 때 자칫 당황스러울 수 가 있다.

안경렌즈의 윗 부분은 진하게 착색을 하고 아래쪽으로 내려오면서 엷게 색을 넣으면 터널을 지날 때 고개를 위로 조금 들기만 해도 터널 안이 조금 덜 위험해진다.

편광 선글라스는 비싼 편이지만 낚시를 즐기는 사람이나 골프 등산 운전등 모든 상황에서 더 우수하며 효과적이다.

우리의 눈은 시력이 2.0이라고 하더라도 빛이 없는 암실에 들어가면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가령 낚시를 할 때 던져놓은 찌가 아래 위 로 흔들린다.

찌만 흔들리면 괜찮지만 수면도 위 아래로 출렁거린다.

눈이 당연히 피로해진다.

이 때 수면이 잔잔하다고 가정하면 찌의 움직임을 구별하기가 쉽고 눈도 덜 피로할 것이다.

편광렌즈는 수직으로 들어오는 빛을 차단하여 암실 같은 환경을 만들어준다.

그러면 상 하 로 출렁거리던 빛은 눈으로 볼 수가 없게 된다.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 편광렌즈다.

태양빛에 관한한 아주 관대해지자.

만물에 생기를 불어넣고 생장하게하며 찬미하게 하는 긍정에너지인 까닭이다.

하지만 자외선에게는 불관용을 잊지 말자.

그것이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라는 소중한 눈을 지키는 방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