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덕의 세상보기
상태바
김성덕의 세상보기
  • admin
  • 승인 2016.03.28 14: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석시인의 패러다임 바꾸기


세상이 있어서 우리가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보니까 세상이 있는 것이다.

아일랜드의 철학가 조지버클리의 말입니다.

애초부터 세계가 있어서 우리가 당연히 그것을 보고 겪는다는 생각을 뒤집습니다.

당연함을 부정한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위대한 발명이나 발견은 당연함의 안온함을 깨고 나온 것들이었습니다.

어떤 철학교수가 한말이 의미심장합니다.

“당신의 아버지가 진짜아버지인가를 의심하는 것이 철학의 시작이다”

당연함을 그대로 받아드리지 않고 거듭된 사고의 산물이 철학이라는 겁니다.

얼마 전 강원도 정선에 계시는 서양화가내외분과 술자리를 했습니다.

몇 순배의 술잔이 오갔고 취기가 들 무렵 필자가 백석시인의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를 낭송해 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핸드폰 포털에 검색어를 입력하고 백석시인의 시를 띄워 화가 분에게 내밀었습니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눈이 푹푹나린다.
         
-중략-

어데서 흰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시 낭송이 끝나고 시평이 이어졌습니다.
눈이 내리면 누군가를 추억하며 로맨틱한 사랑을 하고 싶어지는 것은 자연스런 감정일겁니다.

하지만 시인은 내가 사랑을 하니까 눈이 내린다는 발상의 전환을 한거지요.

마치 마술사가 자신의 의도대로 모든 상황을 통제하듯이 말입니다.

눈앞에 봄이 와 있습니다.

일상을 계획하고 통제하여 순조로웠으면 합니다.

백석이 스스로 눈을 내리게 하고 사랑의 꽃을 피우는 패러다임을 창조했듯이 말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