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강 조기찬의 함평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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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강 조기찬의 함평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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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2.2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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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천지의 기상

일반적으로 낙지를 파는 횟집에서는 보리새우도 같이 파는데 보리새우는 일본말로는 '오도리'라고도 한다.
 
'오도리'는 춤을 뜻한다.
 '오도리'라는 말은 4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일본 '도꾸시마현'의 축제시 추는 군무인 '아와 오도리'에서 유추 되었다고 한다.
보리새우가 물밖으로 나오면 팍딱팔딱 뛰는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보여서 이처럼 재미있는 이름이 붙여져있지만 실제 보리새우의 이름은 '구루 마에베'이다.
 
보리새우를 먹기 위해서는 보리새우를 접시에 담아 젖은 수건으로 덮어 내오면 조용히 누워있다.
 껍질을 까서 먹기도 하지만 웬만큼 크지않은 보리새우는 껍질이 연하고 부드러워 통째로 먹는데 양손으로 머리와 꼬리를 쥐고 본래 휘어진 반대 방향으로 젖혀 잡고 초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만약 한손이라도 놓치면 식탁은 초장범벅이 되고 마는데 이런경우는 새우에 초를 친 모습을 상상하면 충분하다.
 
세발낙지의 첫번째 고장은 전라남도 함평군인데 함평읍에서 30분쯤 떨어진 함평만에 위치한 바닷가에 작은 포구가 주포이다.
 주포에 위치한 횟집의 2층에 올라 앉으면 썰물에 밀려나간 함평만의 속살을 샅샅히 구경할 수 있고, 보고의 땅 함평만에서 잡히는 어족도 다양해 싱싱한 횟감은 물론 손에 척척 감기는 힘 좋은 세발낙지와 팔딱팔딱 뛰는 보리새우도 같이 만날 수 있다.
 
이곳 주포에는 일제시대에 개업해 오늘날까지 영업을 하고있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해수한증막'이 있는데 신경통 및 몸이 결리는 환자와 산후의 몸조리가 부실했던 여성들에게 특효 하다는데 오늘날에는 이곳저곳 어느곳에서도 볼 수 있는 찜질방이지만 이곳 주포의 해수한증막이 요즈음 모두들 바라는 원조를 표시하는 바로 그 원조 한증막이라 한다.
 
시인 '문병란'씨는
'장다리 꽃이 무심히 피어있었다. 유채꽃이 지고 아카시아꽃이 지는 마을....못자리판의 맹꽁이 소리가 뚝 그치고....털게가 어기적거리고 짱뚱이가 뛰고'라고 '함평행'이란 시에서 노래하였듯이 함평은 한국 전형의 농촌답게 꿈많고 꽃많고 먹거리까지 많은 곳이다.

이처럼 정이 많은 곳이기에 보면 볼수록 가면 갈수록 잊지 못하는 고향과 같은 곳이다.
 
그래서 일까?
아득한 그 옛날에 있었다고 전하는 중국 하남성 동방현의 '허유와 소부'의 전설에서나 있음직한 기산과 영수가 있는데 해발 147m의 기산봉과 영수라 불리는 함평천이 존재하는 곳이다.
 함평이란 곳은 누구에게라도 지지않을 지조와 기개를 가진 선비들이 살았던 곳이기에 전설상에나 있음직한 지명이 오늘날에도 이곳에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이서구'가 지은 '호남가'를 상기하면
'함평천지 늙은 몸이 광주 고향을 보랴하고 제주어선 빌려 타고 해남으로 건너 갈때'하는 호남가의 첫귀절에서 함평이 거론 되는 것 처럼 함평은 오래 전부터 우리의 역사 속에 용해되어 그렇듯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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