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곳으로 나와서 함께 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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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곳으로 나와서 함께 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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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21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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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눔' 직업재활 훈련시설

‘희망나눔’ 직업재활 훈련시설 정홍근 소장

정홍근 소장이 판매할 의류를 살펴보고 있다.

“장애인분들도 사회에서 일할 수 있는 보람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일을 하고 싶었었는데 못했다. 취업자리가 마땅치 않았고, 가까스로 회사에 들어가도 한두 명 만 장애인이다 보니 낮 설어서 외톨이로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힘들었다. 주위에서 곁을 주지도 않았고, 단순 노동 쪽으로 집약이 되다 보니까 시설이나 여러 가지로 불편이 많았다”
“그래서 장애인분들이 일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시켜서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서 활동을 하게끔 해주자는 취지로 직업재활 훈련시설을 생각하게 됐다”
‘희망나눔 직업재활 훈련시설’ 정홍근 소장의 희망 이야기다.
시흥시민신문이 휠체어에 몸을 싣고도 항상 미소와 여유로움을 풍기는 정 소장을 처음 만난 것은 정왕동 소재 장애인 정보화센터에서이다. 휠체어에 기대어 앉아 있으면서도 서글서글하고 여유로움을 풍기는 외모의 소유자였다. 정홍근(47·남) 소장은 하반신불수 산재 장애인이다.


Q. 장애인 단체와 인연을 맺게 된 동기
고등학교 3학년 때 아르바이트로 공사장에서 일하다 미끄러져 높이 15m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하반신불수가 됐다. 변을 당했을 당시에는 산재에 관한 전문가가 많지 않았다.
사고를 당하고부터 정당한 산재보상을 받기 위해 공부를 하다 보니 산재 관련법들을 누구보다도 많이 알게 됐다.
산재보상 문제를 해결하고 나니 고생해서 배운 경험과 지식을 묻어두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병상련을 겪는 이들을 위해 상담을 해준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는 감사의 말로 돌아오는 것을 접하면서 전문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그래서 함께 어울리던 동료 8명과 의기투합해 지난 1999년 인천시에서 한국산재장애인협회를 조직해 내가 겪은 것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돕기 시작한 것이 단체에 몸을 담게 된 계기가 됐다.

Q. 정드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어떻게 만들어 졌나
산재 장애우들에게 상담을 해주고 문제를 해결해 줬는데도 문제는 또 있었다. 문제를 해결한 사람들이 장애의 절망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꾸만 음지로 스며드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 것이다.
너무나 슬펐다. 그들을 밝은 곳으로 이끌어야내야겠다는 생각이 내내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고민한 것이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다. 시설을 만들어서 장애우들과 함께하면 많은 이들을 밝은 곳으로 인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됐다.
2년 동안 준비해 만 3년 전인 지난 2013년 월곶동에 정(情)드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마련하고 장애우들과 함께 일을 시작했다.

Q. 시흥시 2016년도 장애인재활작업장으로 선정됐다고 하던데
정드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운영하다 보니 함께 일하는 소수의 장애우들에게만 편의가 제공되고 있었다. 내가 계획했던 것은 이것이 아닌데 하며 못내 마음이 찜찜했다.
더 많은 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장애우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가르쳐서 자활을 시키면 또 다른 이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가는 그런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시흥시에서 장애인 직업재활 훈련시설 운영단체를 공모 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그동안 쌓인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희망나눔’ 장애인재활작업장 계획서를 짜서 시에 응모했다.
계획서는 장애인재활, 의료지원, 정서지원, 맞춤형일자리를 통한 장애인의 사회적욕구 향상·실천 등 지역사회와 같이 상생 할 수 있는 자립형 장애인 역할을 지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결과 시흥시 ‘장애인 직업재활 훈련시설’ 사업 공모에서 ‘2016년도 장애인 재활공동작업장’으로 선정됐다.
그동안 고민해온 많은 장애우들에게 일을 가르치고 자활의 길로 인도할 수가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갖춰진 것이다.
올해 시흥시에 선정된 단체는 새누리부모연대, 장애인체육문화연대, 수수꽃다리 등 우리를 포함해 4개 단체이다.

Q. 일하는 분들은 몇 분이나 되고, 시에서 어떤 지원을 해주나
‘희망나눔’ 직업재활 훈련시설에는 장애인 5명 비장애인 5명 등 총 10명이 일을 한다.
장애우들에게 행동적으로 특히 어려운 코디, 사진촬영 등 부분에 대해서는 비장애인들이 돕거나 전적으로 맡아서 한다. 또 장애 분야별 분업형식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도와가면서 일을 한다.
공모사업이 3년 기한으로 돼 있고 매년 7000만원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지원금은 주로 장애우들의 컴퓨터 등 교육에 사용되고 5개월 정도 배우면 재택근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희망나눔’ 직업재활 훈련시설을 통해 많은 장애우들이 일자리를 갖게 될 것이다.
또 2년 정도 함께 일을 하게 되면 자체사업도 가능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컴퓨터를 통한 장애우 일자리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Q. ‘희망나눔’ 직업재활 훈련시설에서는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나
현재는 구재의류를 인터넷통신으로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다. 구재의류를 구해서 세탁하고 손질해서 납품해주는 조직이 따로 있고 여기에서는 치수를 재고 예쁘게 코디하고 사진을 촬영해서 사이트에 올려서 판매를 하는 작업을 한다.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는데, 이유미 팀장님이 옷의 치수 재는 방법이나, 코디하는 법, 예쁘게 사진 촬영하는 법, 인터넷에 올리는 방법 등 작업을 총망라해 가르치고 지도해줘서 사업이 가능하다. 바쁠 때는 이 팀장님이 두 팔 걷어붙이고 나서준다.
사실 지난 2월 2일부터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여기서 일하는 분들은 아직 배우고 있는 실정이다.

Q. 이 사업이 발전 가능성이 있나. 또 매출은 얼마인가
현재는 구제의류 인터넷통신 판매에 불과하지만 이 작업을 위해 장애우들이 컴퓨터를 배우기 때문에 컴퓨터로 할 수 있는 모든 분야가 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매출은 사업을 갓 시작한 만큼 많지는 않다. 월 2500만 원 정도로 보고 있다.
일하는 사람들에 비해 매출이 적기는 하지만 상품을 계속 올리고 있는데다 다른 사업장들에서 성공하고 있기 때문에 홍보가 조금만 더 되면 좋은 성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Q. 시흥시 월곶동에 자리를 잡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주거환경이 나를 월곶에 있게 했다. 풍림아파트에서 13년간 살고 있다. 휠체어를 타고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월곶에 작업장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장애인들이 밝은 세상으로 나와서 함께 일할 할 수 있는 작업장’ 사)정(情)드림 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운영해오다 이제는 ‘희망나눔 직업재활 훈련시설’로 운영하게 됐다. 훈련시설을 확장해서 더 많은 장애우들이 더 빨리 밝은 곳으로 나와 생활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 계획이다.

Q.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과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장애우들이 사회 안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경제조직을 만들고 싶다.
다른 지역에서 장애우들의 경제조직이 성공하는 사례를 많이 봐왔다. 선진문화에 대한 기본지식을 갖춘 만큼 성공에 대한 자신은 있다.
그러나 첫 발을 내딛는 두려움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영전략 전문가의 컨설팅, 인큐베이팅 등 전문적인 도움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욱 완벽한 훈련시설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관련 전문가가 있다면 도움을 구하고 싶다.
또 단체는 다르지만 같은 뜻을 가진 시흥시 관내단체들과 많은 소통을 하고 싶다. 단체들의 특성에 따른 상생의 길이 많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장애인들을 위한 직업재활 훈련시설이 갖춰진 만큼 장애우들을 찾아내고 그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주는 것이 우선이다. 시민들과 행정조직이 나서서 도와준다면 더욱 많은 장애우들이 밝은 곳으로 나와 사회의 건전한 일원으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한편, 시흥시민신문은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시흥시 사회적경제 프로보노, 시흥시사회적경제협의회 등을 소개하며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풀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옷 치수 재기와 컴퓨터 입력 작업

 

핸드폰 카메라를 이용해 사이트에 올릴 사진 찍는 모습

 

상품을 사이트에 올리기

 

작업장 모습


조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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