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철 바다 것은 다 있소” 「뚱순네 이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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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철 바다 것은 다 있소” 「뚱순네 이선장」
  • 조민환
  • 승인 2016.10.12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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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야동 롯데마트 인근, 시흥1번가 이동산·김정자 부부

“이젠 늙고 힘들어서 뱃일은 못하고 남들이 잡아오는 것 그때그때 받아다 싱싱한 놈 썰어서 내놓고 손님 맞고 있소”
젊었을 때는 월곶포구에서 장사를 하다 대야동 시흥1번가 상권으로 자리를 옮겨 회 좋아하는 고객들을 맞는 이동산 선장과 김정자 부부. 상호가 「뚱순네 이선장」이다.


거친 뱃일을 하던 선장이 이제는 성큼 성큼 큰 걸음을 옮기며 메뉴 판을 들고 손님을 맞는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단골이어서 별반 이상치도 않다. 그러나 새로운 손님은 거친 외모에 주눅이들 정도다. 젊었을 때 뱃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는.
선장이었던 이동산 사장은 구 누구보다도 생선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이집에는 사철 생선들이 수족관마다 퍼덕거린다.
「뚱순네 이선장」에서는 좀처럼 먹어보기 힘든 복어회도 맛 볼 수 있다.
손님들이 북적대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생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장이 내놓는 생선회, 더 이상 말해 뭐하랴.
곁들이 음식인 전라도 특유의 구수한 파김치와 꽃게장이 이집의 별미다. 회를 먹다가도 맛깔난 파김치와 게장 때문에 밥을 찾는 손님도 부지기수다.
투박한 손에 회 한 접시를 들고 성큼 거리며 음식을 나르는 모습은 여느 포구의 뱃사람, 그것이다. 갯내음을 몰고 오는 듯하다.
「뚱순네 이선장」 사계절 회와 음식은 다음과 같다.

□ 1월~4월 ‘새조개 데침(샤브샤브) 요리’
겨울철 별미인 새조개는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12월에는 씨알이 작고 살이 꽉 차지 않아서 맛이 제대로 들지 않기 때문에 1월부터 시작하고 있다. 어느 해에는 빨리 시작하기도 한다.
새조개는 초봄 나물이 나와 함께 데쳐먹을 때까지가 시기이고 그 시기가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가 산란기다. 1월부터 4월까지가 가장 기름지고 맛이 좋다. 데침 요리를 해먹고 그 육수에 칼국수 면을 넣어서 끓여 먹으면 별미 중에 별미다.
새조개는 DHA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두뇌발달과 인성, 치매예방 및 치료에 좋고 타우린은 시력회복과 당뇨병을 예방하는 효능도 있다. 또 콜레스테롤 상승억제 효능이 있어 동맥경화예방에 좋고, 비타민B12는 악성빈혈을 예방해주는 효능이 있다.
새조개는 자산어보 玆山魚譜에 작합(雀蛤)이라고 하고 속명으로 새조개(璽雕開)라고 한다.

□ 2월~4월 ‘주꾸미 데침·볶음 요리’
알이 꽉 찬 머리가 최고의 맛이지. 발은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먹고 머리는 알이 익을 때까지 끓여서 작은 놈은 한입에 큰 놈은 반으로 잘라서 입천장이 데이지 않도록 굴리면서 먹는 맛이 최고다.
주꾸미 알은 밥알 같아서 샤브샤브를 먹으러 갈 때 “밥먹으러가자”는 사람들도 가끔 있다. 그들만의 언어이겠지만.
주꾸미는 다량 함유돼 있는 타우린 성분으로 인해 간 기능이 활발해져서 알코올 해독과 피로를 회복시켜주는데 탁월하다. 우리가 즐겨 마시는 자양강장제 성분도 타우린이다.
또 DHA 성분이 많아 새조개와 마찬가지로 두뇌발달 및 노인들의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뿐만 아니라 인과 철분이 많이 들어 있어 어린이나 임산부들의 빈혈을 예방하고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심신의 긴장을 완화시켜줘 불면증 및 스트레스 해소에 아주 좋다.
특히 주꾸미의 칼로리는 100g 당 47kcal 정도 되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분들에게 효과적이다.
주꾸미는 한자어로 준어(?魚), 속명을 죽금어(竹今魚)라고 한다.

□ 4월~6월 ‘갑오징어 회와 숙회’
갑오징어 회는 뭔가 꽉 찬 맛이면서도 고소하고 단백하다. 갑오징어는 많이 잡히지 않아서 맛을 보지 못한 사람들도 꽤나 많다.
한번 맛을 보면 정말 별미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회는 꼭 살아 있는 갑오징어를 재료로 해야 한다. 갑오징어는 죽는 순간 육질이 변하기 때문에 아무리 싱싱하다고 해도 살아있는 것과는 맛의 차원이 다르다.
갑오징어는 몸통과 날개 살을 회로 먹고 다리는 숙회로 먹으면 다 먹었다고 할 수 있다.
갑오징어에는 골격(뼈)이 있다. 조가비처럼 딱딱한 외피와 칼슘이 많이 함유된 분필 같은 두터운 층이 결합돼 배 모양을 하고 있는데 그것이 갑(甲)이다. 갑 있는 오징어가 갑오징어다.
그 갑은 지혈효과가 있어서 갑을 말려서 가루를 내어 놓으면 지혈을 하는 구급약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갑오징어는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정평이 나있는데다 몸에 이로운 성분이 풍부해 영양 불균형이 생길 위험이 없어서 몸매를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좋다.
성인병예방과 간 기능 회복, 피로 회복에 좋은 타우린과 눈에 좋은 비타민A가 풍부하다.

□ 5월~10월 ‘갯장어 회와 탕, 데침’(하모-일본어 : 참장어)
여름철 보양음식인 하모는 기름지고 고소한 고급생선이다. 장어중의 장어라고 해서 참장어라고 한다.
마니아들은 그냥 먹어도 많이 먹지만 본디 기름기가 많아 양파와 함께 먹으면 맛도 좋고 많이 먹을 수 있다. 양파도 보랏빛 나는 자색양파여야 제 맛이 난다.
잔가시가 많아 칼집을 송송송 넣고 한입에 알 맞춤하게 잘라 내놓은 하모 회는 기름진 생선이지만 맛만으로는 담백하기 그지없다.
갯장어는 허리 아픈데 약으로 쓰이지만 맛이 좋아서 회와 탕으로 많이 찾는 생선이다.
아미노산 중 글루탐산이 많아 갯장어의 독특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갯장어는 눈에 좋은 비타민A와 동맥경화와 고지혈증을 막아주는 EPA, DHA의 함량이 많고, 껍질에 많은 콘드로이틴 이 피부노화 방지와 내장, 관절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 7월~10월 ‘전어 회·무침·구이, 새우 소금구이’
이 두 가지 음식은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나 다 알기 때문에 여러 말하지 않겠다.
하여간 고소하고 맛이 좋고, 모든 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라고만 설명하겠다.

□ 11월~3월 ‘도치(심퉁이) 숙회·탕’
아주 재미있게 생긴 생선이다. 심술 맞게 생겼다고 해서 심퉁이라고 불리는 도치는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달라 뚝지·돌뚝지·심퉁이·쉰퉁이·오르쇠 등으로 불린다.
도치는 배에 흡반을 가지고 있어서 바위에 달라붙어서 사는 심해어종이지만 겨울철이 되면 산란을 위해 얕은 바닷가로 올라온다.
암놈은 공처럼 둥근 모양을 하고 있는데 올챙이 모양이다.
도치의 진정한 맛은 회보다 도치알 두루치기다. 잘 익은 김장김치와 도치, 알을 넣고 국물 자박자박한 상태로 한소끔 끓어 내놓은 맛이란 말로 표현하기조차 힘들다.
얼큰하면서 시원하고 개운한 국물 맛은 술안주로 그만이다. 살은 데쳐서 숙회로 내놓으면 잠시 짬이면 없어지는 겨울철 별미다.
도치의 간에는 비타민A와 비타민E가 많이 함유돼 있어서 노화방지와 야맹증, 시력보호에 좋고 뼈와 이의 발육, 피부와 손톱 갈라짐 방지에 탁월하다.
본래 도치가 잡히면 어부들이 재수가 없다고 바다에 버리는 생선이었는데 지금은 귀한 대접을 받는 못난이다.
속초 고성 등 동해안 지역에서는 겨울철 별미를 넘어서 겨울의 진미로 사랑 받고 있다.

□ 사계절 객이 맛볼 수 있는 횟감
아주 고급으로는 복어 음식이다. 회와 탕, 튀김 모두 준비돼있다. 복어 회 맛을 보려면 임진강 자락에 가거나 아주 고급 복전문 음식점에 가야 했다.
그렇지만 「뚱순네 이선장」이 복어를 취급하고 있다. 아주 편한 곳에서 맛을 볼 수 있다.
그 외에 줄돔, 광어, 우럭, 도다리, 낙지, 대게 등 보편적이고 다양한 회감은 언제든지 준비돼 고객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한편 지난 1998년 월곶포구에서 「뚱순네」 상호로 직접 잡은 횟감으로 고객을 맞을 때 경향신문이 김정자 여사장의 전라도식 깔끔한 매운탕과 회치는 솜씨를 극찬한바 있다.
조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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