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대현 교육칼럼] 학교에 전인교육(全人敎育)을 확고하게 정착시켜야 한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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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대현 교육칼럼] 학교에 전인교육(全人敎育)을 확고하게 정착시켜야 한다①
  • 백대현
  • 승인 2020.05.1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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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대현 시인·교육칼럼니스트
백대현 시인·교육칼럼니스트

최근 우리를 놀라게 한 「n번방 사건」의 피의자인 조○○의 나이는 20대 중반이다. 연관된 피의자들도 비슷한 나이이거나 그보다 어린 청소년도 있다.

그들은 텔레그램(Telegram)에서 ‘박사방’을 만들어 여성이나 청소년에게 가입을 유도했고 가학적인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올리게 하거나 그만두려는 사람에게는 계속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으로 여성뿐만 아니라 많은 청소년이 피해를 입었다.


만취한 고등학생이 무면허로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내서 애꿎은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중경상을 입었다.

이 사고는 내용도 놀라울뿐더러 청소년 음주의 심각성도 알게 했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중·고교생 6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2018년도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에서도 전체 청소년의 16.9%가 최근 한 달 동안 1잔 이상의 술을 마셨고 10명 중 1명은 한 달에 소주 5잔 이상을 마신다는 조사 결과가 하나의 예다.


피의자인 조○○은 기자들에게 자신이 행했던 악마 같았던 삶을 오히려 멈추게 해 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건 전말과 인터뷰 내용을 보면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한 고교생과 함께 술을 마신 사람들 중에서 어린 학생의 운전을 말리지 않고 방관한 것도 마찬가지다. 두 사건을 보면서 다음 세대인 청소년 인성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다.


지난 칼럼에서, 우리나라 청소년 인성교육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은 학교에서 전인교육(全人敎育)을 필수과목으로 정해서 실시하되 정부는 인성교육을 학교에 선택적 자율에 맡기는 게 아니라 학교 제도에 확고하게 정착시켜야 한다고 했다. 세 가지 이유도 간략하게 서술했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궁극적인 목표와 핵심적인 가치는 전인교육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고 미래 사회에 맞는 인재를 육성하고 공동체와 더불어 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제도에 확고하게 정착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위 가지 사례에서 보듯 안타까운 결과 때문이다.


우리나라 교육에 전인교육이란 단어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고종이 1895년 발표한 <교육입국조서>안에 지육(智育), 덕육(德育), 체육(體育)이다. 그 후에도 정권에 따라 교육 제도와 정책 등은 심한 변화가 있었어도 전인교육의 중요성은 계속 이어졌다.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전인적 성장의 기반 위에 개성의 발달과 진로를 개척하는 사람이라는 목표 아래 아래와 같은 인간상을 추구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시기는 풍부한 학습 경험을 통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균형 있게 발달시키는 데 두었다. 다양한 학습과 경험을 통해 일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나 이해를 갖게 하는 데 두었던 것이다.


중학교는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조화와 균형 있게 발달을 추구하면서 좀 더 적극적인 진로를 탐색하는데 두었다.


고등학교는 성숙한 자아의식을 갖고 다양한 지식과 기능 등을 익혀서 진로를 직접 개척하고 학습의 기본 역량과 태도를 갖게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와 같은 단계는 전형적인 전인교육의 순서에 해당한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전인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나 사회에서는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학교 교육의 목표와 목적이 개인 및 이기주의나 명문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수단에 머물러 있으면 앞으로도 전인교육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전인교육은 각 개인의 정체성과 통합성을 지향하는 교육이어야 한다. 지(知), 정(情),  의(意)와 지(指), 덕(德), 체(體)가 조화롭게 발달하는 교육이어야 한다. 나 자신뿐 아니라 인간, 지역사회, 국가, 세계, 자연을 총체적 관점에서 알아가는 교육이어야 한다.

학생 개개인에게 한 덕목만이 특별하게 발달하는 교육이 아니라 모든 덕목이 골고루 발달하는 교육이어야 한다. 개인의 성장을 전제로 해서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자신도 발전하고 이웃과 공동체와 더불어 살겠다는 자세를 배우는 교육이어야 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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